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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미귝 자유 여행

by 부지런한 2018.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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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아메리카 청춘들입니다날씨가 많이 추워졌는데요이제 라이딩 할 때에도 지장이 올 정도네요. 

오늘은 영혼까지 훌훌 털릴 뻔 한 노트북 사건의 결말을 들려드리겠습니다. 

 

2012.12.10~11 Clovis (도시 방황)

 

... .. ... 공허함이 가슴을 사무치게 두드립니다이 순간 누구를 탓하겠습니까... 

변명이라 하자면 추운 날씨에 차에서 새우잠을 잤기 때문인지 아침 일찍부터 정신이 없다는 정도..  결국 이 죽일 놈의 건망증이라는 녀석이 대형 사고를 쳐버린 것이죠누구를 원망할 필요도 없는 저의 탓이었습니다 

 

이 와중에도 배가 고프다고 일단은 앞에 보이는 서브웨이로 갔습니다.


저 썩은 표정이 보이시나요더 가관이었던 것은 그에 대해 아는 것이 3가지 뿐 이었다는 것!







 번째가 벤자민의 차가 저 차종이라는 거 (번호판은 보이지도 않고...)

 

두 번째가 그의 이름이 벤자민이라는 것과 Clovis라는 마을에 산다는 것

 

세 번째가 벤자민이 요렇게 생기신 분이라는 거(웃는 모습을 보니 더 마음이 아팠습니다)




전쟁터로 끌려간 남편 기다리는 아내 심정으로 혹시나, 혹시나 그가 다시 돌아오진 않을까 마음을 부여잡으며  한 손엔 서브웨이 샌드위치를한 손엔 울리지도 않는 폰을 잡으며 

 1시간.... 2시간....  기다렸지만 그는 결국 오지 않았습니다 

 

이 순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두 가지 였습니다 

큰 액땜하는 샘 치고 노트북을 쿨하게 떠나보내느냐서울에서 김서방 찾듯이 인구 몇 만명의 클로비스에서 그를 찾느냐 별다른 고민은 하지 않았습니다. 

 

쿨하게 노트북을 떠나보내는 것은 그 동안 우리가 쌓아왔던 여행을 와장창  버리는 것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요미친 짓인 걸 알지만 무작정 클로비스로 가기로 결정하고 히치하이킹으로 갑니다! GO GO 



우리를 도와주신 고마운 분! 

오늘 하루 잘 곳을 구하지 못하면 전화하라며저녁에 같이 풋볼보면서 맥주나 마시자며 명함을 내미시던 고마운 분.. 이런 인정에 다시 한 번 힘을 내보며 오늘 잘 곳을 찾아봅니다. 




추위에 오들오들 떠는 모습이 불쌍해 보이셨는지 오늘도 교회 목사님의 도움으로 무사히 잠자리를 구합니다. 저기 보이시는 LighHouse가 뭐냐구요??

 

나중에 알고 보니 집이 없거나 삶이 좀 힘드신(?) 분들을 위한 보금자리라고나 할까요외국에선 쉘터라고 많이들 하더군요난생 처음 노숙자 분들이 지내는 곳에서 함께 지내게 되었습니다. 





시설도 나쁘지 않고 요렇게 먹을 것도 줍니다 

찬밥 더운밥 가릴 신세가 아닌 우리에겐 너무나 감사한 일용할 양식이었습니다여행을 하며 따듯한 밥 먹어가며  편안하게 자다보면 어느 순간  나태해지거나 감사함을 모르는 순간이 올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초심을 잡으려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노트북은  언제쯤 제 품으로 돌아올까요??

오늘은 시간이 늦었기에 내일 일찍 일어나 유일한 희망벤자민이 잠시 내 폰을 빌려  통화해 남겨진 그의 직장 보스 번호로 전화를 해보기로 합니다굿나잇 

 

》 다음날 아침

밤새 다리만 오들오들 떨며 밤을 설치다 노숙자 친구들의 아침 먹으러 가자는 소리에 부랴부랴 옷을 챙겨 입었습니다역시나 눈이 오고 난 다음이라 날씨가 더 추워지는구나...  

 

가끔 한국에서 아침 일찍 공원 같은 곳을 지나갈 때면 볼 수 있었던 노숙자분들에게 무료로 아침밥을 제공해주는 비스무리한 곳에서 다 같이 감사의 기도를 하며 아침을 간단히 먹고 전화기를 붙잡습니다 

 

이제 남은 희망은 벤자민 보스의 전화번호 하나니까요.,.. 허겁지겁 밥을 먹고 떨리는 마음으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안녕하세요벤자민 보스 맞습니까?" 

 

 

맞습니다 누구세요?” 

 

이때부터 내 상황을 설명하며 $%$@#$! 말하는데 그는 연신 아이돈 언더스텐 만 연발하며 아임비지 아임비지 라더니... 뚝뚝뚝... 다시 전화를 걸어 !@#$@# 말하는데 

헤이 아임 비지...라며 뚝뚝뚝... 아 !@#!!$!%!% 젠장보스자식 얼마나 잘사나 두고 보자!! 

 

이젠 남은 건 하나뿐이었다. 2만 5천명이 산다는 이 클로비스마을을 다 뒤져서라도 벤자민의 차를 찾는 것!!  

 

말이 쉽지 에휴,, 그래도 이 순간 혼자가 아닌 사실에 또 한 번 감사하며 우선 내 장갑을 찾으러 교회로 향했습니다교회로 향하며 슬쩍슬쩍 가는 길에 눈을 돌리며 

 차를 봤지만 역시나 보이지 않더군요 

 

비슷해 보이는 차가 보이면 심장이 덜컹 거릴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찾다간 일주일이 지나도 못 찾을 것  같다는 현실에 부딪히고 있을 때 문득 경찰서에 찾아가 그의 집주소만 알아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불현 듯 들었고 어제 방문했던 교회 목사님의 도움을 받아 경찰에게 우리의 상황을 하소연하기에 이르렀으니... 

 

경찰까지 교회로 불러 우리가 알고 있던 3가지로 경찰에게 정말 간곡하게 설명해봤지만 대답은 No였습니다 

 

그 때!! 한참 벤자민 보스에게 전화로 샬라샬라 하던 찰나에 극적으로 벤자민과 연락이 닿았고 1시간 뒤에 클로비스로 올 테니 마트 앞에서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교회 관계자분들과 목사님의 도움으로 드디어 노트북을 찾을 수 있게 되었고

복받쳐 오르는 감정을 추스른 채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우리 형제는 포효를 질렀습니다. 




이틀 내내 썩은 표정이 한 순간에 저렇게...  간사한 놈 

 

노트북을 잃어버렸다는 사실 뿐 아니라 그보다 그 동안 우리 여행의 전부인 기록이 다 날아갈 수도 있다는 사실 때문에 동생에게 미안한 감정과 여러 복잡한 심정이 들어 무척 괴로웠었습니다. 






노트북 되찾기 완료!! 저 놈이 어찌나 귀여워 보이던지...(이젠 정신이상증세까지) 

결국 내 노트북 찾는 과정에서의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노트북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여행 과정에서 받았던 많은 뜨거운 정과 도움들을 평생 잊지 않으며 겸허히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해보는그 당시에는 괴로웠지만 돌이켜보면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이었습니다 다시는 겪고 싶지는 않구먼유~~~ 벤자민 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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