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청춘이다]-미국 자전거 횡단기!!1/15 millegeville - dublin (54마일)
1/15 millegeville - dublin (54마일)
밤새 고양이가 치근대는 바람에 잠을 제대로 못잤다.
간만에 하는 라이딩에 온몸이 뻐근하고 하품이 나왔다. 쉬는 동안 우려했던 대로 많
이 나약해지고 풀어졌다. 날씨도 꿀꿀한 게 아주 좋구만...
쉴새 없이 나오는 하품을 잠시 숨기고 웃는 모습이 너무 예쁜 리지 부부의 배웅
을 뒤로 한 채 오늘 하루도 힘차게 출발해 본다.
업힐에 역풍까지 불어 힘든 라이딩이 예상됐지만 그 동안 풀어졌던 모습을
다시 쪼으기에는 더 없이 좋은 환경이리라! 항상 아무리 힘든 라
이딩의 환경이 주어지더라도 라이딩 도중에 내 미래에서부터
오만 잡생각을 하다보면 시간이 금방감을 느낀다. 은행원의 삶이냐 아님 취미
라고만 생각했던 축구에 관련 된 일을 하느냐... 로 머리를 싸메다
벌써 점심시간이 다가왔다. 근처에 마땅히 음식을 살 곳도 없고, 남은 음
식이라곤 이런 “잣같은” 잣밖에 없어 지나가다 보이는 가정집에서
일용할 양식을 구했다. 물론 엄청나게 짠 음식이었지만... 이런 짠 음식
을 먹으면 하루종일 소화가 안되고 속이 쓰렸다. 형수님 집에서 입이 호강해서
그런지 몰라도 미국 음식을 먹는 것에 어느 정도 한계가 옴
을 느낀다. 그렇게 식후 잠시간의 꿀잠을 잔 후 우리는 조금 늦은 시간에 오
늘 목적지 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다.
미국 교회는 보통 문을 닫는 시간이 4시쯤인지라 대부분의
교회가 문을 닫았다. 거기다 이 마을은 흑형들이 대부분인 마을이라 그런지 썩
그렇게 머물고 싶은 느낌의 마을은 아니었다. 아직까지
그들에 대한 선입견이 남아 있어서 그런지는 모르나 인상에서 풍기는 뭔지 모를 그
것은 아직까진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날씨가 산산한 봄날씨라 숙소가 마땅히 구해지지 않아도
텐트를 치면 되지 뭐 하는 생각에 마음이 편했다. 텐트치기 딱 좋은 환상의 장소
를 보험으로 미리 섭외해놓고 여러 교회들을 방문한 찰나 한
교회 관계자분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인상좋은 전형적인 미국 아줌마들로 우리
의 사정을 말하니 숙소를 알아봐 준다고 했다.
“설마 또 쉘터는 아니겠지? 오랜만에 모텔에서 잤으면 좋겠다”
쉘터가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왠지 모르게 그 곳에서 노숙자분들과 같이
지내다 보면 내 자신이 너무 힘이 빠진다. 그들에게 기를 뺏긴다고
나 할까 내가 봐왔던 노숙자들을 대부분이 자기 삶을 완전히 놓은 듯
하루종일 잠만 자고 도무지 일을 찾는 노력은 하지 않는 사람들이었
기 때문이다.
그렇게 살짝쿵 기대를 하던 와중 그분들이 친히 우리에게 모텔을 잡아준다며,
그곳 근처에 맛있는 치킨집이 있다고 돈까지 주셨다. 이런 호
의에는 언제나 적응이 되지 않는다. 한편으론 간사한 마음이 들면서
고마움에 한편으론 깊은 대화도 나누지 않은 사람에게 심한 호의를 배
품에 미안한 마음까지 들 정도이니 말이다. 그렇게 오늘도 무사히
하루를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항상 마음속으로 모든 베품에 감사하고
또 감사해야 겠다고 다짐해보며 내일을 또 기대해본다.